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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흘러든 마약···“20대의  ‘놀이문화’ 된 ‘소프트 드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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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차11 작성일23-03-19 01:05 조회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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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article/032/0003180171




대학생 A씨(29)는 초등학교 때부터 해외 생활이 잦았다. 10대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고, 20대 때는 부모가 사는 중국을 자주 드나들었다. 미국에서는 우편물로 마약을 주고 받는 일이 흔했다. 그런 풍경이 그에게는 익숙했다. 대마초 정도는 불법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스무살이 되던 해 중국의 한 클럽에서 누군가 케타민을 탄 술을 건넸다. 그냥 기분 좋게 취하는 느낌이었다. ‘한국 우편물 검열도 미국처럼 허술하겠지’라고 생각했다. A씨는 케타민이 든 소포를 한국에 부쳤다가 적발돼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마약 밀수를 진심으로 반성해서 받은 선처였다.

하지만 A씨는 한 번 맛본 마약의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급기야 중국을 오가며 필로폰에도 손을 댔다. 거래는 주로 텔레그램으로 했고, 투약 방법은 인터넷으로 배웠다. 그는 “유튜브에 필로폰과 대마를 하는 방법이 잘 나와 있어서 거기서 배웠다”고 했다.

행동도 점차 대담해졌다. 필로폰이 든 비닐팩을 콘돔에 포장해 항문 속에 숨겨 밀반입했다. “불편했지만 참을 만했습니다.” 그는 공항 검색과 경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새벽시간대를 노려 인천국제공항을 무사히 통과했다. A씨는 밀반입 방법을 묻자 “영화 <파인애플 익스프레스>에서 배웠다”고 했다. 결국 A씨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한국에서도 마약은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 유학·여행 등 해외 생활을 경험한 인구가 크게 늘어난 데다 단속하기 어려운 텔레그램·트위터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마약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탓이다. 마약을 투약하는 주요 연령대가 20대로 내려간 것, 10대 투약자 수가 급증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대마초 피우는 걸 많이 봐서 냄새를 알아요. 호기심에 고등학교 2학년 때 중국에서 대마초를 흡연했어요.”

“스페인 이비자에서 처음 대마초를 해봤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이 났어요. 대마초 거래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네트워크 우회용 브라우저를 깔아야 하고, 거래는 비트코인으로 해야 한다는 게 구글에 검색하니 다 나와 있었어요.”

필로폰과 대마 투약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명이 각각 수사기관에서 털어놓은 내용이다. 이들은 해외에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약에 익숙해졌고 이후 거리낌 없이 마약을 손을 댔다.

한 마약사건 전문 변호사는 18일 “해외 유학을 다녀온 친구들을 통해 마약 판매 경로가 형성된다”며 “특별한 사람들이 마약을 하는 게 아니다. 학창 시절을 착실하게 보냈고, 명문대생이고, 부모님이 교수님인 20대들도 마약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사설망(VPN) 우회도 굉장히 능숙하게 다룬다”며 “돈만 있으면 ‘던지기’로 마약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최진묵 인천 참사랑병원 중독상담실장도 “20대는 고학력일수록 마약을 많이 하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경기 다르크(약물중독재활센터)의 경우 입소자 평균 나이가 20대 중반이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1년 국내 마약류 범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였다. 20대가 31.4%, 30대가 25.4%로 2030세대가 과반을 차지했다. 2030세대는 특히 필로폰과 대마 투약 비중이 컸다.

전문가들은 20대의 마약 투약이 ‘놀이문화’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윤현준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마약은 술문화 내지는 놀이문화가 돼 버렸다”며 “어떤 약이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약들을 어떻게 섞어 먹어야 하는지 ‘칵테일 요법’ 등에 매우 익숙하다. 30년 전 미국의 클럽 놀이문화가 고스란히 한국에 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층에서 대마초는 이제 죄의식이 없는 지경까지 왔다”며 “인터넷으로 이 흐름은 막을 수 없어졌다. ‘안 걸리면 오케이’가 된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필로폰만 하면 몸이 망가진다며 대마와 섞어서 투약을 하고, 주사 대신 약품을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이들은 스스로 마약을 조절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엑스터시’라고 불리는 MDMA 약물은 ‘파티 약물’ 정도로 인식한다. 필로폰과 같은 ‘하드 드럭(강한 약물)’보다, 대마와 엑스터시 등 ‘소프트 드럭(약한 약물)’을 하면서 ‘더 즐겁게 노는 것’이라고 여긴다.

10년 정도 펜타닐 마약 등을 투약하다가 지난해 12월부터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 B씨는 “요즘 10대와 20대는 약물에 대한 두려움과 경각심이 아예 없다는 것다”고 말했다. 조성남 원장은 “한번 마약이 늘면 너도나도 관심을 갖는 ‘유행’이 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랑’도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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