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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단절했던 '습지소녀' 이야기…스크린 가득한 자연·섬세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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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소니 픽쳐스 코리아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자연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이 있다."
카야는 어렸을 때부터 숲속 습지에서 가족에게 버려진 채 살아온 소녀다. 홀로 잡은 홍합을 팔아 생계를 이어온 그를 두고 사람들은 '습지 소녀'라고 말한다.
누구도 없이 혼자 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던 카야에게 어느 날 테이트가 다가온다. 글을 읽을 줄 몰랐던 카야에게 알파벳을 그려가며 시간을 보낸 지도 2년. 둘은 작은 사랑을 키워가지만, 도시 인생을 꿈꿨던 테이트는 카야와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테이트가 떠난 자리를 체이스가 비집고 들어오지만 사랑은 또 다른 설렘보다 불행을 암시한다.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자연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가재가 노래할 정도로 깊은 습지에서 살아온 카야가 세상과 접점을 가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일인칭 관점에서 그려간다. 그것은 첫사랑이기도 버림받음이기도 하다.
영화는 사랑과 배신, 폭력, 죽음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미스터리를 품은듯하지만, 이야기는 카야의 세계, 습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대형 스크린을 채운 습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감성이 촉촉하다.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갈대를 보고 있노라면 미세하게 떨려오는 마음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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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 역은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주목받아온 배우 데이지 에드가 존스가 맡았다. 다양한 감정 연기에 더해 보트를 타고 습지를 가로지르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다.
그는 습지 촬영을 위해 기본적인 체력부터 배를 타는 법, 야생과 자연 지식 등을 배웠다고 한다.
'사랑, 스무살'의 테일러 존 스미스와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에 출연했던 해리스 딕킨스가 영화 속 테이트와 체이스 역을 각각 맡아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델리아 오언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책은 뉴욕 타임스 179주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4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등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고,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배우이자 영화제작자인 리스 위더스푼이 원작의 영화화를 예고하면서 일찌감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책에 영감을 받아 영화를 위한 창작곡을 직접 쓰고 불렀다.
영화의 섬세한 연출은 차세대 할리우드 대표 여성 감독으로 꼽히는 올리비아 뉴먼이 끌어냈다.
11월 2일 개봉. 125분. 15세 이상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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